정연의 칼럼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클릭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성생활의 모든 궁금증을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피우다 에디터 [원더]입니다.
매월 첫째 주 금요일,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로 풀어내는 〈당신은 모르는 여자의 이야기〉 오늘은 정연 님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여러분은 어떤 옷을 자주 입으시나요?
그 옷은 단지 몸을 감싸기 위한 것일까요,
아니면 지금의 나를 말 대신 표현해 주는 언어일까요?
입는다는 행위는 때로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하기도 합니다.
이번 정연님의 글에는 다양한 여성들이 ‘입는 일’을 통해
세상과 자신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가 담겨 있는데요.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나의 옷, 몸, 시선에도 마음이 닿을지도 몰라요.
그럼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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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
가정교육학과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식물기반 영양에 대해 공부해왔습니다. 모두가 자기답게 존재할 수 있는 삶, 소외 없이 편안한 일상을 늘 마음에 두고 살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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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질문을 모아 더욱 알찬 내용의 뉴스레터를 발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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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으로 생각해본 몸과 권력, 존엄과 자율성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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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정연입니다. 평소 아주 편안한 옷차림을 선호하고, 아주 가끔, 차려입어야 하는 자리에서는 멋지게 드레스업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해요. 최근 옷차림의 노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경험이 있어 그 이야기를 피우다 뉴스레터 독자분들과 함께 나눠보고 싶었어요.
저희 남편은 미국인이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친구들이 있어요. 작년 8월에는 남편의 친한 고등학교 친구 알리님의 결혼식에 다녀왔어요. 알리님은 파키스탄계 미국인으로, 파키스탄인 신부 시브가님과 아주 멋진 이슬람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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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전날엔 ‘니까’라는 종교의례가 있었어요. 신랑 신부와 거의 모든 하객들이 화려한 파키스탄의 전통의상을 차려입었고, 이슬람의 종교지도자인 이맘님 앞에서 신랑 신부가 결혼 계약을 맺었죠. 저도 이날 처음으로 ‘살와르 카미즈’라는 파키스탄 전통 복장을 입어보았는데, 신랑 어머니께서 제게 직접 선물해주신 옷이었습니다. 가볍고, 우아하고, 편안한 그 옷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이튿날 결혼식에서도 정말 많은 하객들이 남녀노소 거의 모두가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어요. 형형색색의 원단과 자수, 금사, 그리고 히잡을 두른 여성들까지. 그 자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예술같았고,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공동체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날은 붉은색과 검정색의 한복치마와 볼레로 가디건을 매치하여 입어보았고, 모두 좋아해주시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우리만의 전통을 가지고 다른 문화 속에서 조화롭게 녹아든 순간이 정말 특별하고 감동적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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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알리님과 시브가님의 결혼식은 제게 아주 흥미롭고 새로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쉽게 관계맺고 소통할 기회가 없었던 이슬람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 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두 분의 결혼식 주간에서 만난 무슬림 여성분들은 누구는 머리를 히잡으로 가리기도, 누구는 가리지 않기도 했고, 몸매의 실루엣이 노출되지만 팔다리가 가려지는 일반적인 옷을 입거나, 조금 더 종교적인 옷을 입기도 했었죠. 문화권마다, 사람마다 다른 의복 선택의 기준을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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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시간이 흘러, 얼마 전 올해 3월엔 저희 부부가 결혼식을 올렸어요. (결혼식 이야기는 다음에 또 천천히 다뤄볼게요!) 저는 일반적인 서양식 웨딩드레스를 선택하지 않았답니다. 대신, 제가 사랑하는 한복 브랜드 ‘서담화’에서 맞춘 한복을 입었어요. 속치마부터 치마, 저고리, 덧치마에원삼과 각종 장신구까지 모두 갖춰 입었죠. 남편과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저의 정체성을 더 드러내는 옷이기도 했고, 저만의 자기다움을 표현하는 선택이었고 무엇보다 흔하지 않은 새로움과 아름다움이 갖춰진 선택이었어요. 하지만, 또 한 가지 제가 전통 한복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노출이 적은 복식’이라는 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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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감사하게도 이제는 신체에 큰 콤플렉스나 불만을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가리고 싶은 부분이 따로 있던 것도 아니었지만 특히 파트너와 함께 갖춰 입는 결혼식 복장에서는 저의 파트너와 비슷한 노출도를 가진 옷을 선택하고 싶었어요. 일반적인 결혼식을 떠올렸을 때 남성 파트너에 비해 여성 파트너가 유독 노출이 많은 의상을 선택하는데서 종종 느끼던 묘한 위화감을 제 결혼식에서 반복하고 싶지 않았죠. 서구식 드레스가 풍만한 가슴, 잘록한 허리, 가는 목선 등 여성성의 과도한 시각화로 기능하고, 남성 파트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꾸며야하고, 더 드러내야 하는 비대칭적 아름다움의 의무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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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여성들이 히잡을 쓰거나, 몸을 덜 드러내는 옷을 입는 것에 대해 우리는 종종 ‘억압’이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저 역시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었죠. 하지만 실제로 만난 무슬림 여성 친구들은 자신이 어떤 옷을 입을지 스스로 정하고 있었고, 그들의 스타일은 단정하고 세련되었으며, 무엇보다 자존감이 느껴졌어요. 그들은 그 복식을 신념과 자긍심의 표현으로 선택하고 있었죠.
어쩌면 드러내는 것 만큼이나, 덜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자율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덜 드러낼수록 더 나다워진다’는 감각은, 어떤 사람에게는 자기를 지키는 방식이 될 수도 있어요. 제 결혼식에서의 저도 마찬가지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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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성들은 단지 몸이 시각적으로 포섭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 더 편하고 안정감있다고 말하기도 하죠. 제가 느꼈던 바로 그 감각 – 남성의 복장 수준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감각이, 사실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는거죠. 결국 중요한건 누가 어떤 옷을 입든 그 선택이 자기 스스로의 판단과 존엄에서 비롯된 것인지인 것 같아요. 한복이든, 살와르 카미즈든, 히잡이든, 비키니든, 서양식 드레스든요! 그 모든 복장이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정체성, 자신의 편안함, 자신의 신념에 더 충실할 수 있다면, 그건 어느 문화권에서든 ‘품격 있는 의생활’이 되는 것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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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앞으로도 제 몸의 언어로 옷을 선택하려해요. 수영장에서는 비키니를 입을 수도 있고, 때로는 아주 단정할 수도 있으며, 때로는 아주 캐주얼할 수도 있죠. 그 모든 선택은 제가 저를 가장 잘 돌볼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질거에요. 제가 저를 사랑하는 방식으로, 저는 저를 가리고, 드러내며 그 균형 속에서 저를 더욱 존중하게 될거에요.
옷은 단순히 꾸미는 수단이 아니라,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니까요. 저는 어떤 자리에서도 자신을 중심에 두고, 나답게 입고, 나답게 표현하고 싶어요. 그것이 저에게 ‘의복의 페미니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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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선보이는 피우다의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저희의 첫걸음이 무사히, 그리고 힘차게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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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이번 텀블벅 펀딩을 놓쳐서 아쉬운 분이 계신가요!?
하지만 너무 서운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곧, 5월 중순부터 언바운드의 제품들을 피우다의 온라인 스토어와 경리단길 오프라인 매장에서 다시 만나보실 수 있으니까요.
선주문은 지금도 피우다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답니다~ :)
언바운드와 피우다의 첫 만남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후원이라는 선택으로, 그리고 따뜻한 응원의 말들로 저희의 시작에 힘을 더해주셔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라요. 여러분 덕분에 봄이 더욱 특별해졌습니다.
꽃 피는 계절처럼 여러분의 일상에도 오르가즈믹한 기운이 스며들길 바라며, 피우다는 앞으로도 설레는 순간들을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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